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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ne 17, 2020

[유아인 인터뷰] 1000만 배우·칸의 남자…이번엔 좀비영화에 도전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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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계속 스트레칭을 해줘야 하는 존재예요. 다리를 처음 찢을 때는 힘들지만, 습관이 되면 몸이 점점 적응해 가잖아요. 배우가 많은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선 남을 더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함을 늘려가야 하죠."

17일 서울시 소격동에서 만난 유아인(34·본명 엄홍식)에게 `타인에게 선입견을 갖는 편이냐`고 질문했더니 이 같은 답변을 들려줬다. 스스로가 `관종` `현학적` `여혐` 같은 부정적 뉘앙스의 수식어에 시달려온 배우다. 그는 "나도 인간이기에 편견을 갖지만, 편견 그다음으로 한 걸음 더 내딛는 게 중요하다"며 "남에 대해 처음에 내린 판단 속에 갇히지 않도록 애쓴다"고 강조했다.

`늘 스트레칭하듯 살아간다`는 유아인이 새 영화 `#살아있다`(24일 개봉)의 주연으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서울에 좀비가 창궐하는 바람에 집 안에 옴짝달싹 못 하고 묶여버린 청년 준우를 연기했다. 이같이 본격적인 오락물은 그에겐 또 다른 `스트레칭`이라고 한다. 2004년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이래 진지한 영화로 필모그래피를 채우려는 강박을 가지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딥(deep)한 작품을 좋아했어요. 제가 대단히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본질적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배우로 커나가고 싶었어요. 20대 배우에게 쉽게 볼 수 없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죠. 그런데 30대가 되고 나니 이제 좀 편안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역배우` `청년배우` `소년에서 청년으로` 이런 수식 과거와 작별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대구 출신인 그는 "상경하며 가졌던 세속적 욕망을 거의 다 이뤘다"고 했다. `베테랑`(2015)으로 1000만 영화배우가 됐으며, `버닝`(2018)으로 프랑스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매년 한 편 이상의 작품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어왔다. 그래서 이젠 본인의 후배들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해주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한 인간의 능력치를 볼 때 나이와 경력을 너무 많이 봐요. 무슨 말을 해도 `어린놈`의 말이 되는 세상이죠. 저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스스로 을이 돼버린 건 아닌가 생각돼요. 유교문화에서 연장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도 있겠죠. 그런데 선배들이 제게 그랬다고 저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 고리를 끊어내는 시기가 있어야 하잖아요."

올해 초부터 자신이 설립한 창작집단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통해 예술실험을 하고 있다.

초가치 예술 판매 프로젝트 `1111`을 론칭해 물물교환 형식으로 미술품을 거래한다.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냐고 물었더니 "기성 작가 참여가 늘고 있다"며 "11월 새로운 프로젝트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영화 제목인 `#살아있다`를 그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물어봤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죠. 내가 좀비처럼 숨 쉬고 움직이기만 하는 건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죠. 살아 있지만 사실상 죽어 있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 그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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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3:1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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