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 소격동에서 만난 유아인(34·본명 엄홍식)에게 `타인에게 선입견을 갖는 편이냐`고 질문했더니 이 같은 답변을 들려줬다. 스스로가 `관종` `현학적` `여혐` 같은 부정적 뉘앙스의 수식어에 시달려온 배우다. 그는 "나도 인간이기에 편견을 갖지만, 편견 그다음으로 한 걸음 더 내딛는 게 중요하다"며 "남에 대해 처음에 내린 판단 속에 갇히지 않도록 애쓴다"고 강조했다.
`늘 스트레칭하듯 살아간다`는 유아인이 새 영화 `#살아있다`(24일 개봉)의 주연으로 돌아왔다.
대구 출신인 그는 "상경하며 가졌던 세속적 욕망을 거의 다 이뤘다"고 했다. `베테랑`(2015)으로 1000만 영화배우가 됐으며, `버닝`(2018)으로 프랑스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매년 한 편 이상의 작품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어왔다. 그래서 이젠 본인의 후배들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해주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한 인간의 능력치를 볼 때 나이와 경력을 너무 많이 봐요. 무슨 말을 해도 `어린놈`의 말이 되는 세상이죠. 저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스스로 을이 돼버린 건 아닌가 생각돼요. 유교문화에서 연장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도 있겠죠. 그런데 선배들이 제게 그랬다고 저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 고리를 끊어내는 시기가 있어야 하잖아요."
올해 초부터 자신이 설립한 창작집단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통해 예술실험을 하고 있다.
영화 제목인 `#살아있다`를 그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물어봤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죠. 내가 좀비처럼 숨 쉬고 움직이기만 하는 건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죠. 살아 있지만 사실상 죽어 있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 그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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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3:1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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