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8년來 최소 전망인데 달러 수요 더 늘까 우려
대외채권에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른바 대외안전판이라 불리는 순대외채권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은행 차입금 증가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감소폭이 2개 분기 연속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순대외채권 흐름이 둔화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순대외채권 증가폭이 2018년부터 두 자릿수로 축소됐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재확산으로, 시장의 달러 수요를 다시 자극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달러수요가 다시 늘어난다면 순대외채권 감소세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순대외채권은 4497억7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44억5000만달러 줄었다. 지난 4분기에는 15억1000만달러, 올해 1분기에는 163억8000만달러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서 분기당 감소액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순대외채권은 외국에서 받을 돈인 대외채권에서 갚아야 할 돈인 대외채무를 뺀 것이다. 한 나라의 대외안전성을 의미하는 지표 중 하나로, 순대외채권이 감소세를 나타낸다는 건 만에 하나 위기가 닥쳤을 때 해외에서 받을 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순대외채권이 3분기 연속 감소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1분기 처음으로 해외에 받을 돈이 갚을 돈보다 많아진 순대외채권국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글로벌 금융위기 왔던 2007년 1분기부터 2008년 4분기까지 순대외채권은 8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가, 2012년 3분기부터 2018년 1분기까지 5년 6개월 동안에는 한 차례로 빼놓지 않고 증가세를 유지했다.
최근의 순대외채권 감소는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에는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차입이 늘어났고, 2분기에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인해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대외채무가 증가했다. 한은은 2분기 들어 은행의 차입금은 오히려 줄었고,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으로 인한 대외채무는 회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4분기부터다. 2018년 1분기를 기점으로 이미 순대외채권 증가폭이 두 자릿수로 줄기 시작했다. 2018년 2분기, 2019년 2분기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로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최소를 기록하는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위축이 순대외채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순대외채권을 지금 당장 위험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외화 확보 역량이 줄면서 전체적인 규모가 감소하는 부분은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향후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이후에도 흐름을 눈여겨 봐야 할 지표"라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한번 경제 충격이 예상되면서 순대외채권 역시 감소세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시장에 풀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회수되면 순대외채권이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오는 27일 -1% 전후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군다가 우리나라의 외화안전판인 경상수지 흑자도 8년 만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흑자가 570억달러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기업과 개인의 달러 수요 급증으로 달러예금이 연거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을 눈여겨 보고 있다. 여기에 금융시장의 불안감까지 가중될 경우 달러 수요가 지난 3~4월 수준으로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달러를 보유하려는 욕구 자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으로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August 25, 2020 at 08:00AM
https://ift.tt/2D169cY
순대외채권 10여년만에 3분기 연속 감소… 코로나로 감소세 길어지나 - 조선비즈
https://ift.tt/2UOrzjh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