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백신을 등록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과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과 미국, 중국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 레이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는 11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방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보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더 크다.
◇러시아 백신 개발 소식에 국제사회 우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에서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미국인과 전 세계인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의 산제이 굽타 의학전문기자도 “당연히 나는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백신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자료가 없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 당국과 접촉하며 백신에 대한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에 대해 접촉하고 있다”면서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러시아 백신, 데이터 부족”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센터가 개발했다는 백신은 조작된 바이러스 유전자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약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전임상(동물실험)부터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임상 1상과 2상을 한 뒤 대규모 임상 3상을 거쳐야 한다. 수천~수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그래서 백신 개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 백신은 임상 3상은 하지도 않고 임상 1상만 한 뒤 바로 승인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러시아 백신은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백신은 지난 6월 처음으로 76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에 들어갔다. 러시아 백신 등록증서에 따르면, 백신을 1~2회 접종한 38명 전원이 중화 항체가 생성됐다고 한다. 다른 백신 후보물질도 초기 임상에서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임상에 대한 결과나 전임상에 대한 결과가 아직 (논문 등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라며 “백신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전 세계 백신 개발 경쟁 레이스
다른 나라들도 백신 개발 경쟁에 한창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1일 기준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은 165개 이상으로 이 중 30개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영국, 미국, 중국 등 제약사들은 빨라야 올해 말~내년 초에 백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은 화이자는 지난달 각각 3만명 규모의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중국 시노백은 브라질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임상 3상을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중국 시노팜도 중동에서 임상 3상 중이다.
August 12, 2020 at 07:5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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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쇼?...과학자들, 76명만 임상시험한 러시아 백신 불신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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