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토니 홀 사장이 지난달 방송된 보도 영상에 인종차별적 표현이 담긴 데 대해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BBC가 영국 브리스톨에서 인종갈등으로 발생한 공격에 대해 보도하면서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1만8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항의했다.
지난 7월 29일 BBC ‘포인츠웨스트’와 BBC 뉴스 채널에서 이를 방송한 BBC는 처음에는 문제의 표현을 사용한 것을 옹호했지만, 토니 홀은 이제 BBC가 다른 접근법을 취했어야 했음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보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초래했음을 인지했으며, BBC가 자사 보도에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침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뺨 때리기'
한편, BBC 라디오 1Xtra의 DJ인 사이드맨(본명 데이비드 화이틀리)은 지난 7일 논란에 항의하며 자진 하차했다.
그는 "BBC의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옹호는 우리 공동체의 뺨을 때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BBC는 K-독(K-Dogg)으로 알려진 의료계 노동자가 받은 공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흑인 비하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처음에는 "단지 피해자의 부상에 대해 설명하고 보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안의 본질과 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표현에 대해서도 보도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도 이러한 결정을 지지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지난 9일 BBC의 창조적 다양성 국장 준 사르퐁은 홀 사장의 사과를 환영했다.
“BBC 토니 홀 사장이 BBC뉴스가 흑인 비하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개입해 전적으로 사과해 기쁩니다.” 그는 트위터에 썼다.
그러나 BBC 라디오 1Xtra의 DJ인 타겟은 BBC가 사과를 하기까지 '한 젊은 흑인 방송인'이 물러나야 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사이드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홀 사장의 사과문의 일부를 강조했고, 또한 자신이 물러나기로 결정한 용기에 대해 칭찬하는 트윗을 함께 올리면서 여기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사과문에서 홀 사장은 “BBC의 당시 의도는 인종주의적 동기에서 비롯된 공격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BBC가 보도해야 하는 중요한 저널리즘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음을 인지하였습니다."
"BBC는 우리가 보도 당시 다른 접근법을 취했어야 함을 인정하며, 이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앞으로 보도 내용에서 모욕적 표현에 대한 지침을 강화할 것입니다."
"모든 단체는 자신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이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홀 사장의 메시지는 9일 오전 BBC 고위 임직원들과의 회의 이후 나왔다.
BBC 보도에 대한 반응
BBC의 보도에 대한 1만8600건의 민원 외에도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위원회인 오프컴에는 384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는 2017년 현행 민원 접수 시스템을 시작한 이래 BBC에서 두 번째로 많은 민원 사례다.
BBC월드서비스의 미국 특파원 래리 마도워는 자신이 한 미국 흑인을 인용한 기사에서 문제의 흑인 비하 표현을 썼을 때는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인은 ‘편집적 측면에서 정당화된다’며 TV에서 그 표현을 쓰는 게 허용된다"고 트위터에 썼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나?
지난 7월말 방송된 BBC ‘포인츠웨스트’는 21세의 의료계 노동자이자 음악인인 K-독이 7월 22일 브리스톨에 있는 자신의 일터인 사우스미드병원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가던 중 차에 치였던 사건을 다뤘다.
당시 K-독은 다리와 코, 광대뼈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이 인종차별적 언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인종차별 문제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문제의 흑인 비하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처음에는 이를 가볍게 결정한 게 아니었다고 당시 결정을 변호했지만 사람들이 격앙될 수 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August 10, 2020 at 02:0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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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보도에 흑인 비하 표현 사용 공식 사과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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