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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5, 2020

[레이더P] 신율 백서는 실수를 반복말자는 것...국민의힘, 데이터기반 정당돼야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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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류성룡은 임진왜란 발발 당시인 1592년부터 1598년까지 전황을 기록한 수기를 쓰며 이를 `징비록`이라고 이름 붙였다. `징비록`은 `시경 소비편`에 있는 `내가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스스로 반성한다는 뜻이다.
21대 총선에 대해 강연하는 신율 백서제작특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사진설명21대 총선에 대해 강연하는 신율 백서제작특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당명을 바꿔 분위기를 쇄신한 국민의힘은 당명 교체 전에 `총선백서`를 만들며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총선에 패한 원인을 짚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개선점을 모색했다. 보수 정당의 징비록인 셈이다. 이번 총선백서의 특징은 외부 인사가 대거 참여해 객관성 제고를 꾀했다는 점이다. 역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당시 새누리당은 총선백서를 만들었지만, 당 기획조정국에서 주도하고 외부 인사가 감수한 것이었다.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회에서 외부 인사로서 부위원장을 맡았던 신율 명지대 교수에게 이번 총선백서의 의미와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 총선백서특위를 마무리한 소회는.


▷총선백서의 취지는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 다음 선거에서는 취약점을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총선백서 제작은 처음이 아니다. 백서가 계속 나왔음에도 잘못된 부분이 반복돼왔기에 참패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또 반복할 것인가는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공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 패배는 리더십도 존재하지 않고 (리더십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도 존재하지 않아서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중심이 잡힌 공천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4년 뒤에 또 총선백서를 만들 것이다.

- 백서 제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현장 의견 청취가 중요하다고 봤다. 값진 경험은 지역 언론인들에게 총선 과정을 생생히 들었던 것이다. 왜 졌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지역 출마자들에게도 현장에서 느낀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 목소리는 대체로 하나로 통일됐다. 2월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다른 나라들 피해가 커지자 정부 방역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여당 지지율도 올라갔다. 재난 상황에서 정부 역할에 민심이 쏠리는 상황이 되고, 지지 결집 효과가 이뤄졌다.

- 과거 백서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20대 총선백서는 당 기획조정국에서 만들고 외부 인사들이 감수를 했다. 이번에는 총선 출마자들과 정치학과 교수, 여론조사 전문가 등 외부 인사가 대거 참여해 만들었다. 20대 총선백서보다 비교적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게 목표였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강조했던 바는 `백서는 책임을 물으려 만드는 게 아니다`는 점이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끄집어내는 것을 중점으로 했다. 전신인 통합당은 여론 파악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1년 전부터 수시로 내·외부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파악했다. 단순 지지율을 보려는 조사가 아니었다. 중요 이슈가 부상하면 여론조사를 통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호응이 높을지를 과학적으로 파악했다. 통합당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총선 코앞에서 했을 뿐이다.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선 여론조사 방법론을 서서히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쪽으로 변해 나가 민심을 빨리 읽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국민의힘을 두고 나오는 `극우 결별`도 당내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 거듭된 여론조사, 빅데이터조사 등을 통해 지지율이나 여론 동향을 살핀 뒤 객관적인 결과로 당의 행보를 결정하면 된다. 근거에 기대서 운영돼야 한다는 뜻이다.

7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사진설명7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의원들이 미래통합당 신율 백서제작특위 부위원장(왼쪽)의 21대 총선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지향점은 어디라고 보나.

▷정책정당의 의미는 좋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정책만을 보고 민심이 다가오는 분위기가 강하지는 않다. 게다가 지금은 비상 시기다. 정부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좋은 자세는 아니다. 각종 조사에서 국민이 원하는 정부 정책이 있으면 호응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예컨대 국민이 바란다는 의견이 다수인 사안에 `재정 건정성을 위해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 정당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또 국민 입장에서 야당이 발목 잡는다는 비난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여당은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야당에 발목 잡힌다고 공격하겠지만, 이 가운데 국민 호응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선 이런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한다. 사안에 따라 반대와 호응을 세련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 내년 재보선에서 야권 재편은 어떻게 보나.

▷정당은 모든 선거에서 주목을 받아야 한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는 주목도가 낮았다. 이낙연 대표가 워낙 유력했기에 컨벤션 효과가 없었다. 그런 차원에서 내년 재보선에 국민의힘 후보가 여러 나오는 게 좋다. 서울과 부산 모두 해당된다. 대선 때도 마찬가지다.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 중도를 넘어 진보적 성향을 띠면서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명분이 중요하다. 그동안처럼 단순한 반문이라는 점만으로는 안 된다. 후보들 중에 `어떻게 국민의힘 후보로 그가 나왔지?`라는 새로운 인상을 줘야 지지세도 넓힐 수 있다. 파격적인 인사가 나오면 좋다는 얘기다. 이는 이념정당을 넘어 포괄정당으로 가는 것이다. 실용도 여기에서 나올 수 있다. 이념적 테두리 안에서 실용의 의미는 굉장히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 국민의힘이라는 새 당명은 어떻게 보나.

▷당명은 처음에 접할 때 다 어색해보이기 마련이다. 차차 익숙해질 것이다. 약칭이 없어도 괜찮다고 본다. 새누리당 때도 약칭이 딱히 없었다. 중요한 변화를 꼽자면 그간 보수정당에서 대체로 나라라는 단어가 포함됐는데, 이번에는 국민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자유한국당 등 나라를 연상케 하는 명칭은 자칫 국가주의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국민은 그렇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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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6, 2020 at 11:1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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