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이 가까워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소속된 빅히트의 일반 청약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첫날인 10월 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일반 청약에 참여하려면 연휴 동안 미리미리 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빅히트 주식을 배정받으려면 얼마가 필요할지, 기대한 만큼의 수익률은 올릴 수 있을지, 증권가에서 보는 시각은 어떠한지 등을 따져봤다.
앞서 진행됐던 빅히트의 기관 수요예측은 1,117.25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밴드의 최상단인 13만 5,000원으로 결정됐다. 빅히트의 기관 수요예측은 앞서 카카오게임즈의 1,497대 1에는 못 쳤다. 하지만 빅히트의 일반 청약주식 수는 카카오게임즈의 320만 주의 절반 수준인 142만 6,000주 수준이다. 또 BTS의 핵심 팬층인 ‘아미’들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 만만치 않은 경쟁률이 나오리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빅히트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률 1,524대 1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한 주를 받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이 1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반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투자할 금액의 절반인 50%를 증권계좌에 증거금으로 입금해야 하는데 만약 경쟁률이 1,500대 1을 넘어선다면 필요한 증거금은 1억125만원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4,000원으로 일반 청약을 진행해 1억원의 증거금을 납입한 투자자의 경우 5주 가량을 배정받았다. 상장 직후 시초가로 2배 오른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따상상’을 달성했고 이후 8만 9,1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최고점에 매도에 나선 투자자의 경우 1주당 6만 5,100원씩 약 32만 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빅히트 역시 1억원의 증거금으로 1주를 배정받고 상장 후 ‘따상상’을 기록한다면 45만 6,300원까지 주가가 올라 1주당 약 32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투자 대비 수익은 당연히 낮아질 수 있다. 물론 SK바이오팜의 사례처럼 ‘따상상상’까지 간다면 좀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빅히트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크게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현재까지 빅히트의 목표 시가총액이나 목표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7곳이며 이들이 제시한 주가는 16만원~38만원으로 범위가 상당히 넓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BTS의 완전한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을 기준으로 빅히트의 시가총액이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제시했다. 이기훈 연구원은 “글로벌 1위 아티스트인 BTS 세계관의 가치와 플랫폼 ‘위버스’와의 시너지,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임을 감안할 때 적절한 밸류에이션”이라며 “BTS가 일으킬 매출액이 늦어도 2년 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며 빅히트의 2022년 예상매출액은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경우 업계 1위 프리미엄을 적용해도 적정주가가 16만원 수준이라고 보수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효진 연구원은 “BTS가 글로벌 탑급 아티스트인 것은 맞지만 BTS의 가치는 빅히트가 아닌 BTS에 귀속된다”며 “IP가 아티스트 본인에 소유된다는 업계 한계를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또 빅히트의 매출이 사실상 BTS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BTS 멤버의 군 입대, 아티스트와의 재계약 등의 변수가 생기면 이익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유안타증권의 경우 상장 후 적정 기업가치를 약 10조원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각각 29만원, 29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목표 주가 24만원을 제시했고, KTB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목표가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적정 기업가치를 7조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해 공모가에 청약을 받아도 약 50% 정도는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에 따르면 빅히트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따상상’까지는 가지 못할 수 있다. 빅히트가 상장 직후 시초가의 2배가 형성돼 곧장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만 해도 시가총액은 5조원에서 단숨에 12조원이 된다. KT&G, 삼성생명 등 시총 30위권 내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대부분 증권사는 빅히트의 적정 기업가치를 이보다 낮은 10조원 선으로 산정하고 있다.
물론 카카오게임즈 역시 증권가 목표가는 3만~4만원으로 평가됐지만 실제로는 증권가 판단보다 2배 이상 주가가 치솟았던 바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급등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의 ‘따상상상’을 기억하며 카카오게임즈를 상한가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이후 속절없이 하락하는 카겜의 주가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따상상’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전환해 고점 대비 41%까지 내려간 5만 1,600원에 거래되다 최근에야 겨우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공모주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한 사례도 나오고 있어 투자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빅히트엔터의 경우 공모가 산정 당시부터 비교 대상 기업을 네이버, 카카오 등으로 선정해 가격이 다소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나왔다”며 “자금 여유가 있어 공모를 받는 것은 괜찮을 수 있지만, 상장 첫날 풀릴 수 있는 유통 가능 물량도 전체의 29.7%에 달하는 1,005만주로 적지 않기에 섣부른 추격 매수는 하지 않기를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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