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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11, 2020

갈 길 먼 국내 임상시험의 현실[현장에서/이미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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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임상시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신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제공
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10일부터 온라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상시험 포털에서 사전 임상시험 참여의향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연명의료나 장기기증처럼 임상시험도 미리 신청을 받겠다는 것이다. 기자도 11일 사이트에 들어가 신청했다. 본인 인증 후 간단한 인적사항과 신체조건, 병력(病歷)을 적고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혈장 제공(코로나19 완치자일 경우) 중 어떤 임상시험에 참여할지 표시하면 됐다. 앞으로 기자가 코로나19에 걸려 치료제 임상 대상이 되거나, 백신이 대규모 임상시험에 들어가면 기자에게 임상시험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이 올 것이다.

임상시험재단이 이 같은 사전의향서를 받아보자는 아이디어까지 낸 건 그만큼 임상 지원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가 10월 초 임상 2상에 들어갔지만 이달 10일까지 지원한 국내 환자는 21명뿐이다. 혈장치료제는 60명, 항체치료제는 300명의 환자를 모집하는 게 목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1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 24건 중 계획했던 시험 대상자 수를 채운 경우는 5건에 불과했다. 임상시험 24건의 목표 대상자는 모두 2552명인데 지원자는 450명으로 목표치의 20%도 안 됐다.

한국은 코로나19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또 대부분 경증 환자라 다른 나라에 비해 임상 참여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 것도 참여자가 적은 이유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항체치료제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임상 지원자들에게 ‘시험 대상자의 절반은 개발 중인 치료제나 백신이 아닌 위약(가짜약)을 투여받게 된다는 걸 설명하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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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는 4만 명 넘게 참여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에서도 노바벡스가 진행하는 백신 임상 3상 연구에 10월 초까지 25만 명이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수만 명이 필요한 백신 임상은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내 코로나19 치료제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임상 모집이 지지부진해 국외 임상을 병행하고 있다. 장인진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임상시험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혈하는 것처럼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 자신을 ‘기부’하는 일”이라며 “사회적 기여 활동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번쯤 임상시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 정책사회부 기자 imag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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