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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0, 2020

[르포] VR로 전투기·행글라이더 타는 국립항공박물관 - 조선비즈

bantengkabar.blogspot.com
입력 2020.06.21 11:00

김포공항에서 남쪽으로 1.5㎞ 떨어진 곳에는 국립항공박물관이 있다. 거대한 비행기 엔진을 가로로 눕힌 은색 모양의 건물이다. 18일 찾은 국립항공박물관은 7월 5일 개관 예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경기 김포 김포공항 근처에 위치한 국립항공박물관 전경./국립항공박물관 제공
박물관 입구에서 높이가 3m는 족히 넘을 법한 비행기 모양 만화 캐릭터 ‘나래’가 반겼다. 나래의 생김새는 국산 초경량 항공기 모델에서 따왔다. EBS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출동! 슈퍼윙즈’에 공동 주연급으로 출연 예정인 캐릭터다. 슈퍼윙즈는 비행기 캐릭터가 주인공인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다. 박물관은 애니메이션 내에서 ‘출발 기지’로 등장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이 처음 오더라도 박물관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립항공박물관은 당초 올해 5월 말 개관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관이 미뤄졌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에 박물관 설립 계획을 반영했고, 2015년 사업에 착수했다. 설계 등 각종 절차를 거쳐 2017년 9월 착공했다.

시작은 다른 나라보다 늦었던 한국이 세계 6위의 항공운송국으로 성장한 역사와 미래 항공 산업의 모습을 담아보자는 취지로 건설이 계획됐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 면적은 총 7128㎡다. 이 가운데 관람 공간이 60%(4325㎡), 체험교육 공간이 35%(2429㎡), 창고 등 기타 공간이 5%(374㎡)이었다.

VR 기기를 쓴 채 공군의 곡예 비행팀 ‘블랙이글’조종사가 돼 탑승 체험을 하는 모습. /국토부 제공
◇가상 현실 속 하늘 나는 항공레저와 비행 체험... 실감나지만 어지러워

박물관의 3분의 1은 ‘비행 체험 시설’로 채워져 있다.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 조종사 시점에서 비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블랙이글 탑승 체험’ 기기가 대표적인 체험 시설이다. 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좌석에 앉으니 기구가 상하좌우로 빙글빙글 돌면서 블랙이글 탑승 체험이 시작됐다. VR 영상 속에서 서울 공항을 360도 도는 곡예비행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이 시설은 1회 탑승 비용이 3000원으로,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VR 기기를 쓴 채 기구에 매달려 행글라이딩 체험을 하는 모습. /이민아 기자
한층 위인 3층에는 경항공기·패러글라이딩·행글라이딩·드론레이싱 등 4종 항공레포츠 체험 시설이 있었다. 3000원을 내고 온라인 예약을 하면 4종의 체험을 이용하도록 운영될 계획이다. 행글라이딩 체험은 실제 행글라이딩을 하듯 하네스에 의지해 엎드린 채 쇠봉을 잡고 몸을 좌우로 움직이자 센서가 움직임을 인식했다. 쇠 봉을 앞으로 밀었다 당기면 고도 조절을 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 구비된 첨단 체험시설은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이 하기에도 흥미로웠다. 서 팀장은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이 항공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미래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재미있는 체험 시설을 구비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면서 "놀이공원의 VR 놀이기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들을 보관하는 것 만큼 방문객들에게 ‘항공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시정부부터 6·25 전쟁 때 사용했던 비행기까지

전시 시설은 100년 한국 항공의 역사를 꼼꼼히 보존했다. 1층과 2층을 걷다보면 천장에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주차된 비행기가 총 13대 보였다. 한국 항공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오래된 비행기들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비행학교에서 훈련기로 사용했던 ‘스탠더드 J-1’의 복원품이 있었다. 1916년 미국에서 제작된 스탠더드 J-1은 미국 육군·해군 항공대가 사용했던 훈련기다. 한인비행학교에서는 이 비행기 모델의 날개에 태극 문양을 붙여 썼다.

실제 한인비행학교에서 사용됐던 비행기는 미국의 어느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이 실제 스탠더드 J-1 대신 복원품을 전시한 이유는 가격 탓이었다. 서성훈 국립항공박물관 전시기획팀장은 "미국에 보존돼 있던 스탠더드 J-1를 가져오려 했지만, 보유자가 처음에는 3억5000만원을 제시하다 갑자기 가격을 9억원까지 올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정교한 복원품을 제작했다"면서 "실제 J-1과 같은 크기의 당장 날 수 있는 수준의 고품질로 제작했으며 수차례 검토 끝에 성능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립항공박물관 내에 전시된 실제 크기의 항공기들, 1920년대 이후 국내에서 사용됐던 항공기 모델들이다./국토부 제공
전시 시설에는 그 외에도 1905년 9월 14일 대한제국 외부(外部)에서 발행한 최초의 여권, 대한항공에서 1973년 처음 도입한 항공기 보잉747의 동체단면과 엔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보잉747은 높이가 6층 건물과 맞먹는 19.3m에 길이는 70m, 폭 60m로 이른 바 ‘점보기’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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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1, 2020 at 09: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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