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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5, 2020

[박현익의 앱터뷰] 가계부로 시작해 글로벌 3000만이 찾는 앱까지 성장가속 ‘텐큐브’ - 조선비즈

bantengkabar.blogspot.com
입력 2020.07.06 06:00 | 수정 2020.07.06 06:49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구글플레이가 2019년 3월 출범한 ‘창구 프로그램’은 국내 앱·게임 개발사의 성장과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스케일업(Scale-Up)’ 프로그램이다. 올해 창구 프로그램은 참여 개발사를 확대 모집하고 보다 늘어난 자금과 세분화된 교육·컨설팅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선비즈가 창구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국내 앱·게임 개발사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 만든 ‘비주얼가계부’
"금융 그 자체가 아닌 데이터 분석이 주력"
알림 기반 서비스 확장해 글로벌 출시… 3000만명 다운로드
KT, LG, 하나, IBK "우리 플랫폼과 연동하자" 러브콜

텐큐브가 만든 ‘비주얼가계부’는 이용자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각종 차트, 그래프, 일러스트 등으로 보여준다. /텐큐브
‘친구랑 술 한 잔 했다가 집에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식비로 잡힐 줄 알았는데 음주로 분류됐지 뭡니까. 아내한테 들키기 전에 서둘러 지웠습니다.’

수입·지출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비주얼가계부’를 쓴 한 이용자의 후기다. 비주얼가계부는 은행 카드사 등에서 보내는 문자 내역을 기반으로 지출을 자동 분류해주는 서비스다. 가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외식, 음주 유형이나 문화생활 등 생활패턴을 파악한다. 또 이를 다양한 차트, 그래프, 일러스트 등으로 보여준다. 비주얼가계부는 스타트업 ‘텐큐브’에서 만들어 2015년 베타테스트를 거친 뒤 2016년 정식 출시됐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만난 이광진(36) 텐큐브 공동대표는 "비주얼가계부는 깊이있는 데이터 분석과 결합에 초점을 뒀다"며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중요한 게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의 문제다. 비주얼가계부는 다른 가계부 앱보다 각 소비에 따른 분류가 다양하면서 정확하게 짚어낸다"고 말했다. 그는 "똑같은 치킨집에서 결제를 해도 단순 식사로 기록될 수도, 술로 분류될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늦은 시각 방문해 8만원을 썼다면 치킨뿐만 아니라 맥주도 마셨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주얼가계부’는 어디서 결제했는지에 더해 어떤 품목을 구매했는지 보여주는 ‘구매품목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 /텐큐브
이 대표는 또 어디서 결제했는지만이 아니라 어떤 품목을 구매했는지 나타내는 ‘구매품목 연동 기능’이 비주얼가계부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면 보통 ‘마트 10만원’과 같이 기록되지만 우리 앱에서는 우유, 계란, 샴푸, 치약 등 실제로 뭘 샀는지 세분화된 내역을 파악해낸다"고 했다.

비주얼가계부는 마트뿐만 아니라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쇼핑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쿠팡 5만원’, ‘네이버 3만원’이 아닌 그 안에서 무엇을 샀는지를 분류한다. 이 대표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서비스를 연동한 것은 국내 가계부 앱 중에 처음"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는 자신의 소비를 깊이있게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사 업무 덕에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 일찍 깨달아"

텐큐브는 2014년 옛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의 이 대표와 김솔 공동대표가 함께 설립했다. 증권사 시절 이 대표는 반도체 등 전자 전문이었고, 김 대표는 인터넷 전문이었다. 이 대표는 "증권사 업무를 할 때 블룸버그 등으로부터 제공받는 각종 통계, 수치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때 데이터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특히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활용하는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창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항공대,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으로 두 공동대표가 직접 앱 개발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가계부라는 게 결제 데이터를 가맹점 정보와 매칭시키는 작업인데 쉬울 줄 알고 덤벼들었다가 생각보다 어려워 꽤 애를 먹었다"며 "스타벅스야 결제를 하면 스타벅스라고 나오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업체들이 많다. 이러한 변수들을 모두 잡아내야 이용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텐큐브의 데이터 분석 기술은 계속 개선돼 작년부터 결과물을 내기 시작했다. 단순 이용자 수 증가뿐만 아니라 금융사, 대기업들이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온 것이다. 자신들의 플랫폼에 비주얼가계부를 탑재해서 데이터 분석 툴로 활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보내왔다고 한다.

텐큐브는 현재 IBK기업은행, 하나카드, SK플래닛, KT, LG전자 등에 비주얼가계부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B2B2C(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시킨 비즈니스 모델) 전략으로 비주얼가계부 MAU(월간 활성사용자수)는 2018년 100만에서 2019년 200만으로 100% 성장했고, 같은 기간 데이터 분석 건수도 월평균 8000만건에서 1억3000만건으로 증가했다.

비주얼가계부를 만든 이광진 텐큐브 공동대표. /텐큐브
◇공인인증서 대신 알림 기반 선택… 글로벌에서 통했다
텐큐브는 처음 창업에 뛰어든 이유대로 금융 그 자체보다는 데이터 분석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가계부 앱들이 공인인증서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때 텐큐브는 문자 알림을 기반으로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들과 테스트한 결과 알림 기반이 공인인증서 기반보다 데이터량이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카드사 서비스는 공인인증과 연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했다.

문자 알림 기반은 확장성도 뛰어나다. 공인인증서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지만 문자 알림은 전 세계 어디서든 제공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 텐큐브는 2018년 금융뿐만 아니라 채팅, 쇼핑 등 모든 알림 데이터를 저장하고 자동 분류해주는 앱 ‘노티세이브(Notisave)’를 출시했다. 이 앱은 인도, 남미, 동남아 등에서 입소문 타며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을 넘어섰다. 기존 주력 서비스 비주얼가계부 다운로드 수가 100만(구글플레이 기준 80만)인 점을 감안하면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텐큐브가 만든 알림 자동 분류 앱 ‘노티세이브’는 금융, 채팅, 쇼핑 등 각종 알림 데이터를 저장해준다. 이용자는 노티세이브를 통해 과거에 노출됐던 알림을 확인할 수 있고 앱 안에서 채팅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텐큐브
텐큐브는 계속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창업진흥원과 구글이 함께 한 창구 프로그램에도 지원해 각종 IT 종사자들과 만나 해외 시장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시각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사실 국내에서는 업체끼리 모여 얘기를 나누는 기회가 잘 없는데 창구 프로그램 덕분에 솔직한 대화를 나눠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 하반기 북미,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한 신규 글로벌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며 "지난달부터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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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6,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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