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화합 상징 화개장터 잠겨…홍수경보 섬진강 '위태'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김동민 기자 = 7일부터 폭우가 쏟아진 경남 하동군 섬진강 일대 마을 다수가 침수됐다.
8일 오후 2시까지 영호남 화합 상징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는 최대 419㎜ '물 폭탄'이 쏟아져 마을이 물에 잠겼다.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을 낀 섬진강에는 나무, 쓰레기 등이 둥둥 떠다녔다.
새벽부터 물이 불어나면서 이 일대 마을은 섬진강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흙탕물이 가득했다.
마을이 잠기면서 하동읍에서 화개면 화개마을로 향하는 18.3㎞ 길이 왕복 도로가 전면 차단됐다.
119 소방차도 좁은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해 구조 작전을 펼쳤다.
물에 잠겨 통제된 차도는 차량 대신 소방용 구조 보트 등이 다녔다.
물에 잠긴 마을 주민은 신속히 현장을 벗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가 그칠 줄 알고 물 폭탄 현장을 벗어나진 못한 주민과 관광객 등 수백명이 집, 식당 등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도로 차단 지점인 하동읍 읍내교차로 입구에서 만난 문종덕(74)씨는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비는 처음 본다"며 "새벽 2시부터 비가 쏟아져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섬진강 산책로에서 만난 이대수(70)씨는 "화개(마을) 방향에서 종이 박스 공장을 하는데 폭우로 현장을 가지 못해 걱정이다"며 망연자실했다.
산책로에는 폭우를 대피한 주민 일부가 잠긴 마을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일부는 답답한 심정으로 담배를 태우며 한숨을 쉬었다.
현장에서 119 소방대원과 함께 구조활동을 펼친 김민성(43)씨는 "여기(두곡마을)는 2m 넘게 물이 찬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레저용 보트를 이용해 구조활동에 나선 그는 "오전 10시부터 4가구 8명을 구조했는데 빌라 3∼4층에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두곡마을 입구에는 빗물에 몸통 전체가 잠겼다가 구조된 강아지 한 마리가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이날 섬진강에 홍수경보가 발령되면서 인근 화개천이 범람, 화개장터 내 가게에 어른 가슴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비닐봉지 속에 든 판매 용 약초 등이 흘러나와 떠내려갔지만, 급류로 상인들은 먼발치에서 발을 구르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상인들은 "화개장터 내 가게마다 수천만 원 어치의 약초 등을 보관하며 판매했는데 흙탕물에 잠기고 일부는 유실돼 생계가 막히게 됐다"고 울먹였다.
화개장터 인근 저지대 주택과 상가 수십 채도 어젯밤부터 침수가 진행돼 1층 높이 상가 다수는 물에 완전히 잠겨 지붕만 겨우 보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하동군의 안전안내 문자와 대피 권고로 주민들이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imag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08 17:04 송고
August 08, 2020 at 03:0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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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런 폭우는 처음" 419㎜ 물폭탄에 화개마을 잠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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