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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30, 2020

차한잔/ 아는 만큼 보인다 - 동양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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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태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조영태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동양일보]‘통계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확인하는 날씨. 오늘은 비올 확률이 몇 % 인지, 좋아하는 야구 경기에서 타자의 타율은 얼마인지, 손흥민 소속 팀의 승률이 얼마인지…. 이 모든 것이 통계를 통해 나타나고 그래서 통계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고 많은 통계 입문서에서 이야기들 하지만 실제로는 독자를 현혹(?) 시키기 위해 쓴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통계는 그리 어려운 수학공식이 필요 없지만 실상 통계 서적을 들여다보면 미분 적분, 콤비네이션 공식, 확률변수 기호 등 어려운 수학공식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수학기호는 오직 루트와 삼각함수에 쓰이는 것뿐이다.

처음 통계를 접하게 된 건 대학교 2학년 때일 것이다. 지적학을 전공한 나는 처음에 이걸 우리 과에서 왜 배울까 생각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었다. 당시 통계학을 학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설문지를 만들고 그 설문 결과를 통계 프로그램으로 분석하는 것이어서 통계학적인 지식은 거의 필요하지 않았고, 단지 컴퓨터만 좀 잘 다루면 됐다.

지적학과의 수업은 대부분 부동산학 관련 수업 아니면 측량 관련 수업인데 당시 팀 별로 설문지를 만들고 밖에 나가서 조사하고 다시 들어와서 통계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분석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재미가 있고 관심이 있다 보니 당연히 통계학적인 기본 지식이 궁금해져서 통계학 서적을 읽기 시작했는데 수학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탓에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통계학은 포기하고 통계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만 집중했다.

당시 수업 시간에 배웠던 통계 프로그램은 spss였는데, 그때에는 PC가 윈도우 기반의 GUI 환경이 아니라 MS-DOS 기반이라 명령어를 직접 입력하고 텍스트로 된 파일을 불러와서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많이 불편했다. PC의 환경이 윈도우로 바뀌고 나서 spss도 많이 변하게 됐는데, 모든 분석 방법이 마우스로 메뉴를 선택해 몇 번의 클릭으로 이뤄지다 보니 무척이나 편리해졌다. 그 덕분이었는지 교수님들 연구 프로젝트에 보조원으로 참여하게 됐고, 논문이나 보고서 작성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지금은 공무원이 돼 통계 프로그램을 쓸 일이 거의 없지만, 어쩌다 가끔 후배들이 통계 분석을 도와 달라고 할 때 거드름을 피울 수도 있고 그 대가로 한 잔 얻어먹으며 목에 힘을 줄 때도 있다. 아는 게 힘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것 하나쯤 배워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더 닦고 발전시켜 자신만의 달란트(재능)로 만들 때 남들과 다른 무엇 하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또 새로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이 있다. 잘 되진 않지만 남들과 비교해서 잘하기보단 내가 스스로 마음에 들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내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모두들 자신만의 달란트 하나씩 만들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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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0, 2020 at 05:5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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