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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4, 2020

추측하지않고 험담하지않기 : 벗님글방 : 휴심정 : 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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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나는 이번 순례 때 '순례를 왜 하지?'라는 질문을 가지고 왔다. 나는 순례를 하면서 솔직히 이 답을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답을 찾을 것이라는 확신도 하지 못한 채로 순례를 왔다. 순례에 와서도 난 걸으면서 계속 생각도 해보고 평상시에도 많이는 아니더라도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답이 올 기미도 보이지 않자 나는 약간의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답을 찾지 못하고 순례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답이 오긴 오는 건가?' 등의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들이 들면 들수록 불안감은 조금씩 커졌다. 그런데 답은 생각지도 못할 때 찾아왔다. 순례 10일 차에 우리는 영산강 마지막 코스를 걷고 하구둑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우리 앞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수상 스포츠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썬글라스를 낀 아저씨가 우리 쪽으로 오시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셔서 우리는 순천에서 왔고 영산강의 시작점인 용소에서부터 영산강 순례를 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대단하다면서 바나나 보트를 태워 주신다고 했다. 나랑 민준이는 탄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타고 싶어 하지 않는 눈치였는데 그 아저씨가 원래 돈 내고 타는 건데 공짜로 태워 주는 거라고 타라고 해서 결국 남자들은 다 타게 되었다. 타면서도 물에 다 젖었지만 앞에서 조정하시는 분이 우리를 물에 빠뜨리기 위해 열심히 조정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로 영산강 물에 빠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강 한가운데에 들어가 보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조금 무서웠지만 빠지고 나서는 시원해서 좋았다. 나와서 한 번 더 타라고 해서 ‘더 탈까?’ 생각도 했지만 아무도 안 타길래 그냥 안 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민준이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다고 했다. 보트를 타고 나서 누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영산강 물에 몸을 담갔으니까 영산강 순례 제대로 한 거다.” 이 말을 듣고 갑자기 동의가 되면서 머릿속에 확 든 생각이 ‘순례라는 것은 자연이랑 어우러지기 위해서 가는 건가?”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답은 많고 많은 답들 중 하나일 뿐인 것 같다. 사람마다 자기 답이 다르겠지만 난 그중에 하나를 얻은 것만으로도 이 순례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톨텍 네 가지 합의 우리는 이번 순례에서 톨텍에 나온 대로 살아보기로 했는데 총 네 가지 합의가 있다. 첫 번째 합의는 ‘무고한 말을 하기.’다. 처음에는 이 말이 어려웠는데 험담하지 않기라고 책에서 다시 이야기 해주었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말로 들으면 쉬운데 행동으로 옮기려 하니 잘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험담을 하고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험담을 하고 알아차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점점 더 많이 알아차릴 때마다 내가 지금까지 험담을 얼마나 많이 하고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험담이라는 것은 내가 남에게 하면 나에게도 똑같이 온다고 하는데, 즉 상대방을 판단함은 곧 나 자신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사람들은 다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데 그것을 내 마음대로 판단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합의는 ‘그 무엇도 개인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이다. 이건 네 가지 합의들 중 가장 잘 지켜졌다. 물론 이것도 극히 일부겠지만 나한테 해로운 것은 내가 잘 알기에 나한테 해롭다고 생각되는 말은 에너지가 내 몸을 그냥 통과한다고 생각하면 편했다. 가끔 잘 안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잘 됐다. 세 번째 합의는 ‘추측하지 않기’이다. 이 합의는 나한테 가장 어려운 합의였다. 우리가 살면서 하는 많은 생각들이 추측이기 때문에 추측을 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아차리고 줄일 수는 있을 것 같다. 난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바나나 보트를 한 번 더 탈거냐고 물어보자 아무도 안 탈거라고 추측하고 타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민준이도 나와 같은 생각인 것을 알았다. 이래서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은 사소하지만 비슷하게 큰 사건이 일어나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 이래서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추측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에 처음 추측을 할 때 알아차리고 끊어야 한다. 문제는 이게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합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기’이다. 여기서 말하는 최선은 적당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양보다 더 최선을 다해버리면 그건 최선을 다한 게 아니라 과한 것이 된다. 반면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양보다 덜 최선을 다하면 그건 게으른 것이다. 자기가 과하다고 생각되면 내려놓거나 개인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게으르다고 생각되면 조금 더 최선을 다해서 적당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적정선은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나는 누가 나에게 장난을 걸 때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지만 내 상태가 피곤해지면 최대한 받아주고 한계에 다다르면 원래는 짜증을 냈지만 지금은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고 과하면 나 개인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습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잠재의식의 힘 잠재의식의 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구절이 있지만 내가 가장 많이 시도했고 연습해 봤던 구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파트에서 ‘좋은 것을 생각하라 좋은 것이 따라온다. 나쁜 것을 생각하라 나쁜 것이 따라온다. 당신이 하루종일 생각하는 그것이 곧 당신이다.’이다. 이것에 관해서는 신기해서 여러 번 시도해 봤다. 그중 기억나는 것은 걷기 때인데 순례 초반에 오르막길이 있었는데 높아서 올라갈 때 힘이 들었지만 잠재의식이 듣는다고 생각하고 ‘안 힘들다, 힘들지 않다’ 하면서 주문을 외웠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덜 힘들게 올라왔다. 반면에 나한테 힘들다고 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걸으면서 한번 더 테스트 해보니 진짜로 더 힘들었다. 내가 잠재의식에 대해서 경험한 건 이 정도다. 이 경험으로 나는 내 생각이 이렇게 힘이 강하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마무리 이렇게 나는 이번 순례 때 3가지를 바탕으로 생활했지만 추가적으로 평소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그에 따른 감사함을 어김없이 느꼈다. 저번 순례와 다른 점이라면 이번 순례는 소중함을 경험했으니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이런 생활을 해보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 더 배운 것은 용우에 대해서 재해석을 해봤다. 나는 용우가 제일 처음에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함부로 대한 것 때문에 용우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은 쪽으로 잡아버렸다. 용우의 한 가지 면만 본 것이다. 심지어 나도 그런 적 있으면서 처음에 용우가 그런 행동을 한번 했다고 용우에 대한 이미지를 잡아버린 것이다. 그뒤에도 용우가 그런 행동을 안 한 건 아니지만 나는 용우에 대한 이미지를 처음에 잡아버렸기 때문에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맞아, 쟤는 원래 저런 애지.’라고 하며 그냥 넘겼을 것이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일반학교 만큼 이기고 지는 게 확실하고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용우는 지고만 살았을 수 있었겠구나.’ 하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나도 ‘그런 적 있는데 용우라고 실수하지 말란 법은 없지.’ 라고 생각하며 좀더 친절하게 대해줄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중 누구도 용우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은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번 순례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나라도 배운 게 있으면 성공한 거라고 관옥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으니까. (天地人 9학년, 최건영) 강 강아 너는 너에게 오는 모든 것을 품어주는구나. 지저분하거나 너와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는구나. 모든 것을 흡수해서 같은 곳으로 보내주는구나. 강아 넌 어떻게 그러니? 글 순천사랑어린학교 9학년 최건영 ***이 글은 전남 순천사랑어린학교장 김민해 목사가 발간하는 <풍경소리>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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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5, 2020 at 06:4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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