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된 이상, 내부 분열은 필패…합의 사항 감시가 더 중요"
"원점 재논의 명문화·젊은 의사 결집력 알린 점 성과"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공의 파업 등 젊은 의사 단체행동에 대한 잠정적 유보 결론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합의 절차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내부 분열보다는 합의 사항에 대한 감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6일 대전협 비대위 총회가 끝난 이후 진행된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대한의사협회가 정부, 국회와 합의문에 서명한 상황에서 (전공의 파업 지속은) 의료계의 목소리를 분열시키고, 명분도 희미해져 갔다. 이에, 단체행동을 계속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내부에서 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 생각했다. 이는 정부가 내심 원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이보다는 합의된 내용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저녁부터 6일 새벽까지 진행한 총회 끝에 "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적 유보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같은 의결은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신임안으로 갈음됐다.
박지현 위원장은 "수많은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했지만, 오늘 방송이 가장 힘들다. 힘든 싸움의 여정을 저에 대한 신임으로 대체한 것과 관련, 많은 회원분을 당혹스럽게 했을 것이다. 제가 해야 할 고민을 회원들에게 떠넘긴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며 "하지만, 전권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했기 때문에, 제가 제시한 로드맵이 대의원들조차 설득하지 못한다면 제 가치와 맞지 않는 상황을 더이상 끌고 나가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개인적인 생각과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분리한 결정이라고도 강조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최전선에 있던 저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화도 많이 났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자 해도 주체하기 힘들 정도였다"며 "하지만, 비대위를 이끌며 항상 개인 박지현과 비대위원장 박지현을 분리하려 노력했다. 1만 6000명의 안정감과 실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을 더 생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젊은의사 단체행동이 대외·내적으로 많은 성과와 변화를 가져왔음은 분명히 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우리는 최초에 '10년간 400명 증원'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막을 수 없지만 분한 마음에 젊은의사로서 옳은 목소리를 내자는 각오고 시작했다"며 "하지만 지금 간담회조차 열지 않았던 정부가 이제는 법안 추진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명문화했다. 연일 방송에서 전공의들에게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언제든지 결집해 우리 손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내적으로는 바쁜 수련 환경 속에서도 사회·정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큰 성과"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의 목소리가 닿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분노와 참담함이었다"면서 "우리가 지금 단체행동을 잠시 유보하지만, 분노와 참담함을 가슴에 담아야 한다. 이를 통해 의료계의 근복적인 문제들을 혁파해나가야 한다. 우리의 개혁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개혁의 날갯짓을 멈춰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단체행동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에 있는 한, 의협 합의사항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전공의 노조·의대생·전임의협의회를 포함한 새로운 기구를 따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박지현 위원장은 "의대생, 전임의협의회 등은 합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대전협은 의사협회 공식 산하단체이므로 법적 구속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공의 노조를 포함한 새로운 기구와 함께하겠다. 회원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의협이 오직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결구조를 바로 잡을 것이다. 젊은의사들에 대한 존중 없이, 졸속 합의를 끌어낸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처음 시위에 나섰던, 우리의 뜨거운 숨결을, 목소리를 기억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욕먹더라도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3개월 동안 여러분의 수련환경과 전국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부디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냉정히 생각해 달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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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6, 2020 at 01:0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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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위원장 "내부 분열은 필패..전공의 파업 유보" - doctor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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