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3000억원에 달하는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합병(M&A) 주역인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4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주전 회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인수를 발표했다"며 "그간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이 새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후발주자다. 이 대표는 "최근 의미있는 성과를 내곤 있지만, 예상치 못한 시황변동으로 변곡점에서 도약에 속도를 낼 수 없던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향후 성장 핵심동력이 될 SSD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보하고, 단기간 개선이 힘들었던 규모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인텔은 데이터센터향 eSSD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하고, 우수한 펌웨어·컨트롤러 기술과 세일즈 역량을 보유했다"며 "SK하이닉스는 모바일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상호 보완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인텔이 보유한 QLC(쿼드레벨셀)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SSD는 한 셀에 저장하는 정보값에 따라 SLC(싱글레벨셀), MLC(멀티레벨셀), TLC(트리플레벨셀), QLC 등으로 구분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수명은 짧아지지만,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만큼 단가는 싸 진다. 현재 시장 주력은 MLC와 TLC로, 인텔은 QLC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HDD(하드디스크)가 주로 쓰이는 콜드스토리지(장기 보관용 저장장치) 시장을 향후 SSD가 대체할 것"이라며 "인텔이 강점을 지닌 QLC는 물론, 향후 PLC(펜타레벨셀) 기술로 콜드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분야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인수로 3년내 낸드 자생력을 확보하고, 5년내 매출을 3배 이상 키울 것"이라며 "D램과 낸드간 균형잡힌 사업구조로 보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확보해, 메모리를 넘어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번 인수는 두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말 1차로 총 인수대금 90억달러 중 7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 다롄 팹(공장)과 SSD 사업 지식재산권(IP), 기술, 제품, 영업망 등을 확보한다. 관련 인력이 이와 함께 소속이 변경될 전망이다. 최종 인수는 2025년 마무리 된다. 인텔은 최종 인수까지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이어가게 된다.
이 대표는 "인텔 핵심 인력 유출을 막을 계약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2025년까지 다롄 투자금은 자체 영업활동으로 충당하고, 이 기간 2~3세대 이상 현지 공정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M&A인 만큼 자금조달 방안에 관한 관심도 크다. 일각에선 자금 마련을 위해 D램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인수 자금 절반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할 현금흐름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차입을 중심으로 필요시 자산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금 조기 회수는 검토할 순 있으나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또 "인수를 위한 역량이 충분한 만큼, EUV(극자외선) 등 미래 기술 도입에 차질은 없다"면서도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는 없겠지만, 기존과 같이 보수적인 운용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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