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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ugust 11, 2020

은퇴 투어는 없어도, 박용택은 졸렬하지 않은 스타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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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2군 경기에서 타격 연습을 하는 LG 박용택. [연합뉴스]

지난 4일 2군 경기에서 타격 연습을 하는 LG 박용택. [연합뉴스]

"수퍼스타인가 봐요." 1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LG 트윈스 박용택(41)은 일부러 많은 취재진들을 보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박용택은 지난 며칠 동안 야구 뉴스의 중심이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박용택을 위해 선수협이 '은퇴 투어'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팬들은 첫 번째 은퇴 투어 대상자였던 이승엽과 비교하며 박용택의 은퇴 투어를 반대했다. KBO리그 최다안타 주인공이지만 '리그를 대표할 만한 스타도 아니고, 국가대표 경력도 화려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결국 박용택 스스로 입장을 밝혔다. 12일 1군에 합류하는 박용택은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내 기사의 댓글을 본 게 10년만이다. '졸렬택'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했다. '졸렬택'은 2009년 홍성흔과 타격왕 경쟁 당시 LG가 홍성흔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박용택이 타율관리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던 것을 비꼬는 말이다.
 
박용택은 "처음에 지인들이 은퇴 투어 사실이 알려지자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전해와 '그런가보다'라고 알았다. (선수협)후배들이 그런 생각해준 게 아주 감사하고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주변에서 반대한다는 기사가 있다는 걸 알려줬다. 하루 정도 지난 뒤 어떤 연락도 없어서 직접 댓글을 찾아봤다"고 했다.
 
결국 박용택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선수협이 물러나는 것도, 구단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상했다. 결국 내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군에 갈 시기니까 그때 얘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퇴 투어가)거론되는 것도 영광이고,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께 고맙다"고 했다.
지난해 은퇴를 결정한 이동현(왼쪽)을 위로하는 박용택. 올시즌은 박용택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연합뉴스]

지난해 은퇴를 결정한 이동현(왼쪽)을 위로하는 박용택. 올시즌은 박용택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연합뉴스]

부정적 여론을 접했지만, 박용택은 '쿨'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우리 홈구장뿐 아니라 그 팀의 홈구장에 가서도 환영받는 분위기가 되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박용택은 "(구단)은퇴식도 인위적인 것보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거기서 헹가래를 받는, 그런 은퇴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다시 드러냈다.
 
"2군 경기가 비로 많이 취소되서 시간이 있었다"며 웃은 박용택은 "웬만한 댓글은 다 읽었다. 찬성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대부분 팩트는 맞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류중일 감독님과 다른 팀 감독님들이 관련 인터뷰를 하셨다. 소신껏 말씀하실 수도 있는 문제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죄송스럽다. 팀도 여러 선수들도 제 눈치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2009년 타격왕에 오른 뒤 많은 생각을 했다. 2011년부터 겨울이 되면 연탄배달을 했고, 기부활동에도 힘썼다. 누구보다 팬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만 선수도 박용택이다. 하지만 상당수 팬들은 과거의 일을 잊지 않고 있다.
 
박용택은 "솔직히 말하면 이번 일들이 커진 건 2009년 일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졸렬'이 무슨 뜻일까 찾아봤다. '옹졸하고 천하에 서툴다'는 뜻이었다. 옹졸을 찾아보니 '성품이 너그러지 못하고 생각이 좁다'는 뜻이었다. 아주 정확했다. 그때는 그랬다"고 했다. 박용택은 "그 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그렇게 살았다는 생각을 하고, 졸렬하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2013년 페어플레이상을 받으면서 '졸렬택'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그 이후로는 야구장 안팎으로 그런 부분을 노력했다"고 돌이켰다.
 
이번 일로 은퇴 투어 자체가 쉽지 않아질 수도 있다. 박용택이 걱정하는 부분도 그것이었다. 박용택은 "제가 하고 안 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 안 있으면 은퇴할 시기에 있는 수퍼스타들이 있다. 저와는 다르겠지만 무엇인가의 흠집으로 인해서 그런 선수들도 행사들이 무산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주제 넘지만 (자신을 응원한 팬 중 일부가)'누구 (은퇴)할 때 보자고 그러시던데 졸렬하지 않게, 아름답게, 후배들 잘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박용택은 약 7주 만에 다시 돌아온다. 박용택은 "작년에도 6주 정도 두 번 빠졌지만, 이번에는 7주를 빠졌다. 다리 부상 때문에 타격 훈련을 5주나 못했다"며 "이번 재활이 더 길게 느껴졌다. 지난해엔 '내년'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아서인 것 같다. 야구하는 날이 하루하루 없어지고 있는데, 잠실에 오니 좋다"고 했다.
 
주루플레이는 완벽하게 할 수 없지만 타격은 문제없다. 박용택은 "햄스트링이 완전히 찢어진 부상은 처음이다. 달리는 건 80% 정도만 해야 하겠다. 하지만 타석에선 간절하게 치겠다"고 했다. 올시즌 남은 경기에서 그가 세운 목표는 무엇일까. "타격감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이 매일 이겨야죠." 시즌 초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박용택의 목표는 '우승택'이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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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1, 2020 at 03:3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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