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2017년 6월 휴가 미(未) 복귀 문제를 야당과 언론 등에 공익 제보한 당시 당직사병 현모(27)씨가 8일 “‘옳다, 그르다‘에 대한 상식적 판단을 외면하고 ‘내 편이면 좋은 놈, 네 편이면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는 추 장관 측 행태가 모욕적”이라고 했다. 현씨는 이날 SNS 등을 통해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당시 당직사병으로서 사실관계만을 말하고 있는 저에 대해 추 장관 측이 ‘허위 사실을 말한다’며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군 제대 후 서울 소재 한 대학원에 재학 중인 현씨는 “추 장관이 당초 이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국회 등에서 ‘아들은 건드리지 말라’ ‘검언유착이다’ ‘지라시다’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고 검찰 조사나 언론에 협조하기로 결심하게 됐다”며 “스스로 사달을 만든 추 장관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도 ‘소설을 쓰시네’라고 하시던데 자신의 입이 화를 부르는 상황이니 결국 지혜로운 처사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현씨는 “검찰에서도 제가 문제의 사고가 생긴 날(2017년 6월 25일) 당직사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런데 추 장관 측은 ‘제가 그날 당직사병이 아니었다’는 등 황당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했다.
현씨는 정해진 휴가 복귀 시간까지 서씨가 돌아오지 않았던 그날 밤 상황에 대해 “당직사병이자 병장이었던 제가 일병에게 소재 파악을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거리낌없이 ‘집이다’라고 하는 대답에 어이가 없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처음 보는 지역대 장교가 와서 ‘미복귀’ 말고 ‘휴가 처리’로 보고하라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현씨는 “서씨의 휴가 미복귀는 현장에서 전혀 보고가 안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누군가 해당 장교에게 별도로 주지시키지 않았다면 인지가 안 되는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6월 23일까지 2차례에 걸쳐서 19일간 휴가를 쓴 서씨가 연속해서 또 휴가를 신청한 것에 대해, 이미 한국군지원반장이 각 중대 선임병장을 모아놓고 한 회의에서 공식 반려가 됐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서씨 같은 휴가 연장 사례가 있었거나 주변에서 들어봤냐‘는 질문에는 “단언컨대 전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병들 사이에서는 ‘여당 당대표쯤 되면 지역대 대위가 저렇게 움직이는구나’ ‘추 대표가 위에다 직접 전화를 한 것 아니냐’ 등의 말이 돌았었다”고도 했다.
현씨는 “당시 미군 중대장이 자신의 직속 행정병으로 근무했던 서씨에 대해 부대원들 앞에서 ‘정치인의 아들이니까 잘해주라’는 말도 했었다”며 “농담처럼 한 얘기였지만 미군들도 알 정도였으면 한국군 간부들 사이에서 얘기가 많이 돌았을 것”이라고 했다. 서씨의 무릎 상태에 대해선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무릎 때문에 미군 체력 측정의 필수 요소인 ‘2마일(3.2㎞) 달리기’가 어려웠다면 교육대에서 넘어올 때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상적으로 자대 전입을 한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군 생활에 별 지장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추 장관 측의 서씨에 대한 통역병 차출, 용산 배치 청탁 의혹과 관련해선 “만약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간이 크거나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당시 한국군지원단장은 카투사들을 모아놓고 ‘절대 청탁 같은 것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강직한 분이었다”고 했다.
현씨는 “평범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서씨 같은 사례를 보면서 자괴감을 느낀다”며 “법무부 장관이 ‘그런 일 없었다’고 해서 소명이 끝난다고 하면 세상에 감옥 갈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었다는 현씨는 “제가 특별한 정치 성향이 있지는 않지만, 이 사태를 보면서 공정이나 정의보다 어느 쪽이 자기편이냐만 따지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September 09, 2020 at 05:5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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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당직사병 “날 거짓말쟁이 몰아가는 추미애 행태 모욕적”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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